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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아낌없이 주는 학교’, 시골 아이들의 멈춰있던 꿈이 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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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해결 2018’ 소셜리빙랩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아이들과 주민들의 호평

교육은 돈이 아닌 관심으로 이뤄진다는 것 알게 돼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 구성, 희망매니저로 나선 마을 엄마들의 적극적인 역할로 아이들의 변화 이끌어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국민해결 2018’ 박현수 국민연구자(화천 ‘아낌없이 주는 학교’)

정부에서 실시하는 국민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국민해결 2018’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 몇 차례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강원도내 아이디어 중 하나인, 화천의 ‘아낌없이 주는 학교’가 마을 주민들의 호응과 함께 긍정적인 평을 얻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졸업식도 열렸다고 하는데요.아낌없이 주는 학교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박현수 국민연구자 연결합니다.

◇박윤경>안녕하세요?

◆박현수>네, 안녕하세요? 박현수입니다.

◇박윤경>반갑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학교’. 행안부에서 진행하는 ‘국민해결 2018’의 아이디어로 선정된 프로젝트인데요.먼저 이 ‘아낌없이 주는 학교’가 어떤 건지 알기 쉽게 소개를 해주실까요?

◆박현수>‘국민해결 2018’ 프로그램은 지역의 문제점을 시민들이 직접 해결책을 제시하고 해결해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아낌없이 주는 학교는 교육에 대해서 잘살거나 못살거나 부모나 맞벌이거나 한부모가정이나 조손 가정이건 공평하게, 마음 편하게 교육을 받게 해보자는 취지로 출발한 지역 학부모들이 만든 학굡니다.

정식 학교는 아니고 지역 주민들의 모임인데요. 공식적인 수업 이후 교육은 그동안 각자 부모에 맡겨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여건이 되면 사교육, 문화생활, 견학 등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데요.

여건이 안 되는 가정이 있습니다. 부모가 다 농사를 짓는다든지, 맞벌이, 조손 가정 등의 아이들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사실 서울과 지방의 교육격차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같은 동네 내에서 벌어지는 격차거든요.

그동안 이 문제는 지자체나 교육기관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여전히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문제를 지역 주민들이 누구나 공평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슬로건으로 만든 것이 이 학굡니다.

◇박윤경>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셨는지, 계기도 궁금해요?

◆박현수>화천은 서울보다도 면적이 굉장히 크지만 인구가 적죠. 그러다보니 대부분 자가용으로 이동을 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불편을 못 느끼지만 아이들은 불편합니다. 누가 태워다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 하는 겁니다.

농촌버스가 있지만 하루에 두세 번 정도 운행하기도 하고 버스요금도 비싸고요. 막차도 6시 정도면 끝납니다. 학교 끝나고 시내에 나와서 뭔가를 배우려고 해도 누군가 태워주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죠.

꿈이 있어도 전적으로 어른이 매달려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문제를 고민하다보니 나온 방안입니다.

◇박윤경>학교의 운영방식도 좀 독특했다고 들었는데, 설명해 주신다면요?

◆박현수>그동안에는 교육은 교육시키는 사람이 강좌를 개설하면 아이들이 신청해서 교육을 받는 공급자 중심의 형식이었는데요. 아낌없이 주는 학교는 수요자 중심입니다.

아이들에게 뭘 배우고 싶냐고 묻고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어른들이 모여서 같이 고민하고 과목을 개설해주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껏 참여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태워다줍니다. 대부분 그 동네의 학부모들이 희망매니저라는 이름으로 태워다주고, 중간에 간식이나 밥도 먹여주고 끝나면 집까지 데려다주는 겁니다.

◇박윤경>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만든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됐는지 궁금한데요? 어떤 프로그램들을 진행하셨나요?

◆박현수>아이들의 의견을 모아 5개 프로그램으로 운영을 했는데요.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드럼을 배우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열명 정도가 드럼 하나가지고 배우니까, 한 5분정도만 칠 수 있는 거예요.
'아낌없이 주는 학교'에서 운영하고있는 목공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있는 학생들(사진=박현수 국민연구자 제공)

 


드럼을 마음껏 치고 싶다고 해서 드럼반을 개설하고, 또 방송댄스를 배우고 싶다는 아이들을 위해서 댄스반을 만들고요. 시골학교는 한반에 4~5명밖에 안 되는 학급이 많아서 축구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전체를 다 모아서 축구 프로그램도 만들고, 어떤 아이는 동네 할아버지에게 멋진 의자를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해서 목공 프로그램도 만들고요. 로봇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박윤경>마을의 엄마들이 직접 나서서 희망매니저로 활동하는 방식이라는 게 인상 깊어요. 부모님들도 안심이 될 것 같고요. 지역 엄마들이 선뜻 나서서 참여하시던가요?

◆박현수>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게 아이들을 열정을 다해 보살펴주는 희망매니저를 모으는 일이었는데요. 걱정이 많았습니다. 일주일에 3~4번 저녁시간을 투자하는 게 쉽지도 않고, 더군다나 먼 곳은 오는 데만 40km 정도 됩니다. 차로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죠. 그런데 의외로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한 생각을 했습니다.

◇박윤경>2개월의 길지 않은 시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게 된 성과나 의미가 있다면요?

◆박현수>가장 큰 성과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관심이라는 걸 알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이 없었던 게 아닌데 어른들이 관심이 없었어요. 다른 집안일에는 관심이 없는 것인데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아이들이 변한다는 걸 지역 어른들이 느낀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박윤경>아이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박현수>정말 좋아하죠. 매일 집에만 있다가 재밌는 프로그램도 하고 친구도 사귀니까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니까 굉장히 좋아했어요.

희망매니저님들이 태워다주면서 끊임없이 대화를 하거든요. 그걸 정말 좋아하고,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변했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지난주에 졸업식을 했는데도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요구해서 연장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윤경>말씀대로 두 달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주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졸업식도 치렀네요?

◆박현수>그동안 만든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고, 그동안의 활동했던 사진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고요. 운영기간이 짧아 아이들이 굉장히 아쉬워했거든요. 다 같이 모여서 앞으로 어떻게 하자는 얘기도 하고 아주 뜻 깊었습니다.
화천 사회적연대 프로젝트 '아낌없이 주는 학교'(사진=박현수 국민연구자 제공)

 


◇박윤경>이번 프로젝트가 물론 소셜리빙랩, 실험으로 진행된 거긴 하지만 그 안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던 만큼 단발성으로 끝내기는 아쉽다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 어떨까요?

◆박현수>지속할 수 있는 방안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교육청과 지역의 단체들, 학부모들이 같이 한번 방법을 찾아보자고 힘을 보태주고 계십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너무 원하고 있어서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내년에도 진행되지 않을까 하고요.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윤경>말씀 고맙습니다.화천 아낌없이 주는 학교의 박현수 국민연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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