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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폭력 범죄자와 범죄자父 만족한 판결, 국민 분노 자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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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여성민우회 정윤경 대표
법원, 세계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
“미국 아동 성착취물 2만6천건 다운받아 징역 1천년 나온 사례도 있어”
“손정우 22만 건 유포..미국에서라면 무기징역도 가능”
손정우 검거위해 2년 넘게 4개국 공조, 32개국이 협조했는데...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수사 못해..1년 6개월 선고받고 얼마 전 풀려나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13:35~14:00)
■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정윤경 대표 (춘천여성민우회)

 



◇박윤경>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가 그의 뜻대로 한국에 남게 됐습니다. 지난 6일, 서울고법 형사20부는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손정우를 인도해달라는 미국의 송환 요청을 거절했는데요. 그동안 손 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한국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아들을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관련해서 춘천여성민우회 정윤경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윤경> 네, 안녕하세요?

◇박윤경>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했던 손정우가 결국 한국에서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미국보다 훨씬 가벼운 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많은데요. 재판부는 "공감한다"면서도 “범죄인인도제의 취지는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받는 곳으로 보내자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그만큼 이번 법원의 결정 이후로도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운데요, 이번 결정 어떻게 보시나요?

◆정윤경>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N번방을 향한 분노와 강력한 처벌을 외쳤고 법무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미국 송환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나온 것이 너무나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손정우 미국송환거부 결정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청원으로도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손정우 소환을 거부한 강형수 서울 법원 수석부장 판사의 대법원 후보자격 박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청원자수가 지난 7일 기준 30만 명이 넘었어요. 그만큼 손정우 미국송환 거부 결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법부도 공범이라는 해시태그가 SNS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박윤경> 법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 중에 하나로는 송환이 될 경우 아무리 공조수사가 원활히 된다고 해도 음란물 소비자들의 신상까지는 확보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분도 고민이 된 거 같더라고요.

◆정윤경> 전문가들 이야기를 모아보면 그동안의 사법부가 한국 내에서 조사를 충분히 할 기회가 있었거든요. 손정우가 처음에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 때부터 충분히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처벌이 안 됐기 때문에 미국에서 송환을 해서 처벌을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모두가 원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동안에는 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와서 하겠다고 하는 것에 신뢰가 가지 않는 거죠.

◇박윤경> 그 이번에 보니까 손정우의 아버지가 아들을 한국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이지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소까지 했습니다. 만약에 미국으로 송환됐을 경우에 우리와는 처벌이 얼마나 다르기에 그런가요?

◆정윤경>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똑같은 웰컴투비디오 (운영과) 관련해서 미국의 경우 회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징역 22년까지 선고한 사례가 있고 동영상을 내려 받은 것만으로도 최대 20년을 선고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 사례들은 시민들의 관심과 사법당국의 끝까지 잡겠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가능한 건데요. 만약에 손 씨가 미국에 있었다면 아동음란물 광고 혐의로 최소 의무형량이 15년이에요. 그리고 아동음란물 유통 같은 경우는 최소 5년이고요. 그래서 사실 이번에 손 씨가 미국으로 송환됐다면 각각의 죄에 하나씩 형량을 더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엄청난 징역형이 선고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사례는 지난 2013년에 미국의 한 방송사 사장이 인터넷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2만 6천 건을 내려 받았다는 이유로 징역 1천 년형을 받았습니다. 아동 성착취물 한 개당 징역을 받아서 1천 년이 됐고요. 참고로 손정우는 22만 건을 유포했습니다. 그것도 암호화폐를 받고 유포했습니다.

◇박윤경> 그러면 셈이 불가능할 정도의 징역형이 내려지는 상황이네요.

◆정윤경> 네, 그런데 이게 만약에 한국이잖아요.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한국에서는 이 모든 걸 합해서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박윤경> 그리고 얼마 전 석방이 됐죠.

◆정윤경> 네, 그리고 미국 송환 불허 결정도 났습니다. 1년 6개월 형량이라는 게 얼마 전 코로나19로 일용직 일자리를 잃고 고시원에서 구운 달걀 18개를 훔쳤던 남성의 형량과 같아요.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사법당국이 거꾸로 가고 있다, 이번 법원 판결은 가해자 중심 판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법원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문제였는데 손정우 아버지가 말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그 전에 기소조차 하지 않았어요.

◇박윤경> 수사는 했지만 기소는 안 했더라고요.

◆정윤경> 기소조차 하지 않았고 그 많은 죄에 대한 수사도 거의 된 것이 없고요. 지난 5월에 아동성착취물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이 통과되긴 했어요. 하지만 이번 건을 계기로라도 법원의 관행이 실제로 개선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될 겁니다.

◇박윤경> 재판부도 지금의 여론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리라 생각을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정윤경> 시민들이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노하고 있었는데 법정에서 손정우 아버지가 (미국 송환 불허 판결을 내린) 재판부에 현명한 판결에 감사한다는 말을 했거든요. 아동 성폭력 범죄자와 범죄자 아버지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판결을 내리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시민들의 분노를 더 자아내는 것이죠. 지금까지 사법부는 성범죄와 여성대상 범죄를 저지른 남성들에게 관대한 처벌을 했습니다.

손정우는 2년 넘게 4개국이 공조했고요, 32개국이 협조해서 겨우 검거한 범죄자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기존에 아동청소년 보호법으로도 적극적으로 해석했다면 분명히 현행법으로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인물이었다는 것이 그동안 전문가들의 분석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자에게 2년을 구형한 검찰이나 1년 6개월을 선고한 법원은 모두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우롱했다고 볼 수 있죠. 이번 사건을 통해서 그동안 있었던 사법부의 판결을 더 살펴보고 시민들이 더 분노하고 더 나서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거 같고요.

법의 권위는 정의를 구현하고 가해자에게 엄중함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의와 법의 엄중함을 내팽개친 사법부를 시민들은 더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 또 아직 N번방 사건들이 진행되고 있거든요. 그것 또한 사법부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봐야 할 거고요. 또한 검찰이나 사법부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 또한 밝혀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나라에 더 이상 희망은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윤경> 한사람에게 괘씸죄를 적용하자 이런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라는 것이 죄의 무게를 무겁게 받아들여줬으면 더 이상 피해가 나오지 않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들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춘천여성민우회 정윤경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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